후설의 현상학과 에포케(판단 중지)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 ‘아타락시아’와 ‘에포케’


후설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은 현대 현상학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철학자입니다. 그의 철학적 작업은 주로 의식과 경험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그는 이를 통해 현대 철학, 특히 인식론과 철학적 방법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후설은 1859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현재 체코)의 프로슈니츠에서 태어났습니다.

초기에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가졌고, 레오폴트 크로네커와 카를 바이어슈트라스와 같은 유명한 수학자들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후설은 철학으로 전향하였고, 특히 프란츠 브렌타노와 칼 슈튀름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후설은 나치 정권 하에서 학계에서 배제되었고, 그의 저작들은 위험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제자인 마르틴 하이데거와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그의 철학적 유산은 보존되었습니다.  

후설은 1938년 독일에서 사망했습니다.

후설의 현상학

후설은 현상학을 창시했으며, 이는 의식의 직접적인 경험과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를 분석하는 방법론입니다.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은 여러 중요한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들은 현대 철학, 특히 인식론과 의식의 연구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후설의 현상학의 핵심 개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도성 (Intentionality): 후설에 따르면 의식은 항상 어떤 대상을 향해 있으며, 이를 '의도성'이라고 합니다. 즉, 모든 의식적 경험은 특정 대상에 관한 것이며, 이는 의식과 그 대상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나타냅니다.

에포케 (Epoché): 에포케는 세계에 대한 기존의 모든 가정과 판단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현상학자들은 세계를 사전의 편견이나 가정 없이 순수하게 관찰하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현상학적 감각 (Phenomenological Reduction): 이 개념은 현상학적 분석을 통해 경험의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경험을 그 핵심으로 감축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는 실체나 형이상학적 가정을 초월하여 경험 자체의 순수한 본질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생활세계 (Lebenswelt): 이는 일상적 경험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세계, 즉 '생활세계'에 초점을 맞춥니다. 후설은 이러한 일상적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의식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 후설은 의식이 연속적이고 변화하는 '흐름'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의식의 동적이고 복잡한 특성을 강조합니다.

무엇으로서의 본질 (Essences): 현상학은 경험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본질'이나 '성질'을 탐구합니다. 이는 경험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후설의 현상학은 이러한 개념들을 통해 인간 경험의 깊이와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그의 철학적 작업은 인간 의식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바지를 했으며, 이는 의식, 인식, 그리고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현대 철학적 논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후설의 현상학은 단순히 철학적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심리학, 사회학, 예술, 그리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개념들이 적용되고 확장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현상학적 접근은 인간 경험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토대를 제공합니다.

현상학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연구입니다. 이 이론은 20세기 초 독일의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그의 사상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철학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현상학은 '에포케(epoché)'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에포케는 일상적인 판단을 중지하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설은 이를 통해 주관적 경험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퓌론의 ‘에포케’

헬레니즘 시대의 퓌론(Pyrrho)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그는 회의주의 철학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퓌론주의(Pyrrhonism)라고 불리는 그의 철학적 사상은 헬레니즘 시대의 지적 풍경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나중에 서양 철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퓌론은 기원전 360년경에 태어나 약 기원전 270년경에 사망했습니다. 그는 인도와의 교류를 통해 동양 철학, 특히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철학적 사고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퓌론주의는 판단을 유보하는 '에포케'(epoché)라는 개념을 중요시합니다. 이는 나중에 현상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이 되었습니다. 퓌론주의자들은 마음의 평정 상태인 '아타락시아'(ataraxia)를 추구했습니다. 이는 마음의 평온 상태로, 판단을 중단하고 의문을 유지함으로써 정신적 혼란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퓌론의 철학은 인간의 지식과 인식의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그의 사상은 진리에 대한 절대적 확신을 거부함으로써, 개인의 내면적 탐구와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후대의 철학자들, 특히 현상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진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주관적 경험의 가치를 인정하는 현대 철학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헬레니즘 시대의 퓌론은 그의 회의주의 철학을 통해 인간의 인식과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인문학적 탐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인간의 지식과 신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현대 철학, 윤리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쳤으며, 오늘날에도 그 중요성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퓌론의 돼지“

앞서 소개한 책 [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 –김수영]에 나오는 ”에포케“를 주제로 다음과 같이 ‘철학의 한마디’를 소개합니다.



책 속에서

아타락시아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퓌론에 관한 일화 하나를 들려주겠습니다.퓌론이 배를 타고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큰 풍랑이 일어서 배가 뒤집힐 지경이었지요. 모두 불안에 떨었고 순식간에 아우성이 빗발치고 사람들의 얼굴은 눈물로 뒤덮였습니다. 그런데 오로지 퓌론만이 한쪽 구석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평화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사람들이 이 난리 통에 어쩌면 그렇게 태평하게 앉아 있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퓌론은 조용히 손가락으로 한쪽 구석을 가리켰습니다. 거기에서는 돼지 한 마리가 조용히 무언가를 먹고 있었죠. 퓌론이 말했습니다. “저것이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의 상태, 즉 아타락시아다.”

그냥 밥이나 먹고 살자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난폭한 운명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불안과 걱정으로 세월을 허비하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일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책입니다.

아마도 퓌론의 회의주의가 인간 행복에 대한 동양 철학의 태도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퓌론은 저 유명한 알렉산드로스와 세 살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당시 저명한 철학자였던 퓌론을 동방 원정에 통행하게 했답니다. 알렉산드로스가 이끄는 마케도니아 제국의 군대는 인도까지 쳐들어갔죠. 일부 역사가들은 이때 퓌론이 인도 철학을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회의주의를 근본으로 하는 철학을 완성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우리는 매번 빠른 판단을 강요다합니다. 물론 부지런히 좆으며 공부하고 생각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더욱 큰 그림을 보려면 한 걸음 물러나 이 모든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경영자가 하루하루 매출에만 집착한다면 어찌 미래의 커다란 경영 전략을 짤 수 있겠습니까.

후설은 퓌론의 에포케를 ‘괄호 치기’로 해석했습니다. 판단을 완전히 삭제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의 지식, 우리의 판단에 일달 괄호를 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자는 권고입니다. “에포케”, 즉 판단 중지는 우리를 진리의 세계로, 마음의 평화로, 그리고 삶의 행복으로 이끌 철학의 처방입니다.

후설의 ‘행복론’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이 명시적으로 '행복론'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별적인 이론을 제시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현상학적 작업은 간접적으로 인간의 행복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후설의 철학에서 행복에 대한 이해는 다음과 같은 주요 요소들을 포함합니다.

의식과 경험의 중요성: 후설은 의식의 경험과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행복은 개인의 내면적 경험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도성과 세계에 대한 인식: 후설은 의식이 항상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의도성' 개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에포케와 판단중지: 후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사전 가정과 판단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에포케'를 중시했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과 세계를 보다 명확하고 순수하게 경험하는 데 도움을 주어, 궁극적으로 내면적 행복을 이해하고 추구하는 데 중요할 수 있습니다.

주관적 경험의 가치: 후설의 현상학은 주관적 경험의 깊은 분석을 통해 개인이 자기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탐구합니다. 이는 개인적 행복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후설의 철학에서 행복은 외부의 조건이나 상황에 의존하기보다는, 개인의 내면적 경험과 의식의 깊이에 더 많이 의존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삶과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함으로써, 행복에 대한 더 풍부하고 복잡한 관점을 제공합니다. -End-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불교: 내면의 평화로 가는 지혜의 길

[하루 한 수 한시] ::시를 배우는 일::

거울 속의 자아: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학과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구조주의 철학: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열쇠

칼 융의 동시성 현상과 집단무의식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의 세계: 인생의 의미를 찾는 여정

불광지기(不狂之氣)::오십년 세월의 여운 속에서 찾은 불변의 기개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